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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다른 것을 일부 포기하는 조건으로 20%를 이임

받을 수 있다는 확언을 들었습니다.”

4남 2녀의 막내인 종탁이 부친에게 나름 능력을 인정

받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상한 머리, 빠른 상황판단, 과감한 행동력이 돋보이는

녀석이 인정받는 것은 흐뭇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너무 서

두르고 있었다.

형과 누나들을 제치고 권력을 움켜쥐는 일이 어디 쉽겠

는가!

좌충우돌 최선을 다하지만 한계를 느꼈던 것 같았다.

그래도 때를 기다리며 더욱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게 옳다

건만 태극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그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서로가 이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태극의 존재를 자신의 비밀 무기로 사용하려는

순간 자신도 당할 수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목수 고모가 사실 집안 문제가 좀 있거든요. 가려운

데를 긁어 주고 어렵게 5%를 인수받았습니다. 그리고 제

가 포섭한 방계 세력이 있거든요, 그게 5% 가량 되더라

고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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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구나 그런데 10%는 어떻게?”

그렇다면 지분 구조에 변화가 생긴 게 맞다.

현재 카지노의 대표이사인 김옥수가 30%, 김희수 신성

전자 대표가 10%, 소액주주들이 30%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30%를 종탁이 움켜쥔 것이다.

태극은 이미 신성 카지노의 주식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안타까운 사실은 소액주주들에게서 무리를 해서 모을

수 있는 한계 지분이 의외로 적다는 것이다.

12%가량밖에 되지 않는다는 정보였는데, 그것도 현재

거래 가격에 상당한 웃돈을 주고도 그 수준인 이유는 상

당수의 주식이 신성 그룹과 연관된 이들의 우호 지분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었다.

종탁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유력자들도 이런저런 이해

관계가 얽힌 카지노 지분을 차명으로, 아니면 측근들이

보유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18%는 언제든 가문의 결정에 따라 좌우

되는 적대 지분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참으로 쉽지 않은 자업이라고 판단했는데 종탁

이 일을 수월하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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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녀석이 30%를 모두 넘긴다고 하더라도 확보

가능한 지분은 42%.

경영권을 먹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종탁은 가능성을 논했다.

태극은 알 수 없는 비장의 카드가 더 있다 는 말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어려운 것 아닌가?”

“김희수 전자 사장을 공략하면 간단한데 그건 좀 어렵

겠지요? 삼숙과 사숙은 한 몸통이니까!”

“녀석!”

“그렇다고 봐야겠지.”

부모님의 사고와 직접 연관된 이가 종탁의 셋째 숙부인

김태수였다.

그리고 그와 뜻을 함께 하는 이가 바로 넷째인 김희수

라는 것을 종탁도 알고 있다는 말이다.

태극은 그런 사실을 언뜻 비추는 종탁의 의도를 모르지

않았다.

녀석의 장기 적인 플랜은 태극을 도와 그들을 완전히 무

너뜨린 후 날름 받아먹어 몸집을 키울 요량이었다.

그 와중에 자신의 우군인 김옥수 대표의 카지노는 태극

에게 떡고물로 주겠다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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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했던 대학 시절 아끼던 동생은 괴물이 되어 있었다.

하기야 자신도 변했으니 그를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

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중요할 뿐.

태극의 눈치를 살피던 종탁이 드디어 본론을 꺼냈다.

“한 가지만 확인할게요.”

“뭘?”

“결혼은 한국 여자랑 할 거죠?”

“느닷없이 결혼은!”

“세츠카가 아무리 대단해도 일본인 아내를 풍림장 안주

인으로 맞을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겠지요?”

“그게 지금 중요한가?”

“네, 아주 중요해요. 옥수 고모의 모든 총애를 독차지하

고 있는 여자가 있어요.”

김옥수 사장의 슬하에 1남 1녀가 있다는 것과 몇 년

전 남편과 사별한 것 정도는 태극도 아는 바였다.

하지만 무슨 상관이 있나 싶었는데 종탁을 말을 듣고는

떠오르는 여자가 한 명 있었다.

“김난영을 말하는 거냐?”

에 우리 대학 2년 선배죠. 형도 기억나죠?”

“모를 수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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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수억 원짜리 스포츠카를 몰고다녔던 그 진상녀 

아니냐!”

“하하하. 형은 여하튼!”

그녀는 교내 모든 남학생들의 우상이었다.

똑똑한 데다 늘씬하고 예쁘지, 게다가 집안이 자그마치

신성 그룹이니 말할 것도 없었다.

자신의 출신을 숨기고 열심히 공부에만 매달린 종탁과

는 확연하게 다른 존재감을 보였던 그녀였지만 함부로 

덤벼들 수 없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다.

그녀가 스포츠카를 몰고 교정을 가로지를 때면 남학생

들의 부러운 눈길이 한 뭉텅이씩 뭉쳐 다녔다.

그보다 더 큰 질시의 눈빛도 있었지만, 주로 여학생들이 

보내는 강렬한 눈빛이었다.

그런 그녀를 태극은 진상녀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대학생이 엄두도 내지 못할 비싼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눈에 거슬렸을까?

보는 시각에 따라 그렇게 비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김난영이 잘못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솔직했던 것뿐이니까.

여하튼 오랜만에 두 사람의 공통 주제로 떠오른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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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

서른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엄연한 돌싱이었다.

태극은 어렵지 않게 종탁의 의도를 알아챘다. 

전 국민이 다 아는 유명 연예인과 떠들썩한 결혼을 했

고, 또 몇 달 지나지 않아 더 많은을 남기며 이혼까

지 했다.

“카지노와는 전혀 무관한 영화관 체인을 운영한다고 들

었는데?”

“혹시 기분 상했다면 이해해 주세요. 저도 난영이를 형

의 정부인으로 받 아들이라는 말은 아니니까요!”

“뭐?”

언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도 엄밀히 따지면 그녀와 입장이 다르지 않다.

수란을 아내였다고 생각한 것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그래서 녀석의 우려 처럼 그녀의 홈을 탓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엄연히 사촌누이인데 존칭을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한술 더 떠 이상한 말을 지껄이지 않는개.

정부인이 아니라면? 첩으로 받아들이라는 건지, 그냥 즐길

상대로 보라는 건지 그러고 보니 녀석의 여자관계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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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만나면 늘 진지했고 유흥을 함께할 여유가 없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돌이켜 보니 좀 의아하기는 했다.

녀석은 태극과 예인의 사이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자신의 여자를 데려오거나 보여 준 적

이 없었다.

“제가 실언을 했네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냥 한 번

만나 보세요. 아무리 눈이 높아도 형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으니까!”

“종탁아, 내 비록 지고지순한 심성을 지니지는 않았다만

억지로 여자를 이용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 말을 하며 태극은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꺼릴 것이 하나 없이 떳떳하지만 지금까지의 삶은 결코

여자와 무관지 않았다.

수란이 그랬고 세츠카도 자신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결

정적인 역할을 해 온 게 사실이었다.

혼자였다면, 그녀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단기간에 빠른

결실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문제는 그것을 종탁이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점인데,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녀석의 속내가 영 찜찜했다.

그래서 그 애기는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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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바라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고 판

단한 태극은 자신이 구상한 것을 슬슬 풀어놨다.

발단은 고모에게 있는 게 아니에요 사숙이 카지노를 노

리기 때문에 생긴 반대급부라고 보는 게 더 맞습니다.

물론 종탁은 여전히 자신이 대화를 주도한다고 생각하

게끔 만드는 게 기술이있다.

“김옥수 사장이 전자를 담낸다는 건 사실과 다릅니다.

“그렇다면 김희수 사장은 드러난 10%보다도 훨씬 많이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겠군.”

“네, 그래서 고모가 무리수를 둔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어이가 없네. 경영할 능력도 없는데 왜

그러지?”

“그러게 말입니다 하하하.”

녀석의 웃음에서 태극은 다시 한 번 실망을 느꼈다.

대단한 여걸로 알려졌지만 그녀가 스스로 신성 전자와

각을 세울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에

갬블을 하며 특성화시킨 감각이 이럴 때도 도움이 된다.

그녀를 부추기고 가문 내 갈등을 조장한 당사자는 바로

새로운 이면을 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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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앉은 종탁이라는 것을 태극은 확실하게 감지했다

는 사실에 놀랐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아끼던 종탁의

다른 사람은 몰라도 태극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이쯤 되니 녀석에게 미안했던 감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그러니까 넌 내가 신성 전자를 협공해 주기 바란다는

거잖아.”

“네, 고모가 직접 하기 곤란한 걸 대신해 주면 거래가

훨씬 쉽지 않겠어요?”

“고려해 보지 그런데 되지도 않을 싸움을 하려는 이유

가 뭐야?”

“네? 저요?”

“아니, 김태수와 김희수 말이지..”

“아, 네.”

종탁은 주어가 빠진 태극의 말에 적잖게 놀란 것 같았다.

물론 의도한 바였지만 솔직히 그렇게 묻고 싶은 게 사

실이었다. 녀석의 큰 형인 소가수, 김종호는 평판이 좋았

다.  능력이 어떤지는 몰라도 아직 40대임에도 후덕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착실하게 발판을 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

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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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서는 알 수 없는 비밀이 숨겨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찌 됐든 태극이 원했던 것에 대한 종탁의 대답은 개

연성이 떨어지는 소설이나 진배 없었다.

객관성을 잃었을 뿐더러 침소봉대한 측면이 많아 너덜

너덜 했다.

그들이 권력에 욕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럴 힘도

능력도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불나방처럼 달려드는가?

바로 종탁처럼 다음 대를 노리는 잠룡들의 분탕질 때문

이었다.

많이 가지고도 자신의 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의

더러운 과욕은 작은 미풍이라도 만나면 춤추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모양이다.


               <5권에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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