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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시 여사는 두 사람이 서로의 미음을 열고 맹독성 물질이

강하게 풍겨지는 로맨틱한 사랑이 아닌 인간적이며

원초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랑을 하기를 바랬다.

잠시 후 두 사람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누님, 나가시죠! 헨시(말 이름)도 좋아할 거예요.”

데나로는 채린에게 정감이 물씬 묻어났다.

채린이 데나로의 뒤를 따라 성 밖 막사 쪽으로 따라 나서자 막사입구에는

할아범이 헨시와 그의 새끼를 데리고 데나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데나로가 부드럽게 말 고비를 잡고 채린이 말 잔등에 쉽게 올라타도록 해주자

채린이 능숙한 솜씨로 격자에 한발을 내딛고 말 잔등 위로 훌쩍 올라탔다.

데나로도 똑같은 방법으로 말에 오른 후,

두 사람은 천천히 무성하게 펼쳐진 잔디밭 사이로 말을 몰았다.

헨시 여사에게서 간간히 배웠던 이탈리아어로서는 소통이 완만하지 못해

간간히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나누였지만 두 사람 사이에 많은 대화가 필요치 않았다.

지금 이 시간이 좋았고 데나로에게서 느껴지는

따뜻한 감정이 채린의 불안하고 초조하던 마음을 깨끗이 떨쳐버리게 하였다.

앞으로 전개될 카지노 게임에 정신을 집중하게 하는 정신적 힘이 되어 주었다.

두 사람은 훈훈한 바람을 가로 저으며 푸른 초원 위로 달려 나갔다.

얼마쯤 달리자, 데나로가 말고삐를 잡아당겼는지 헨시가 달리던 속도를 늦추고 멈춰 섰다.

채린이 말에서 내리자, 데나로가 큼직한 두 손으로 채린의 뺨을 어루만지

자 따뜻한 손길에서 데나로의 마음이 고스란히 채린에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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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토르와 십 년의 세월을 같이하면서

그런 기분을 느껴보지 못했었는데 지금 이런 기분이 사랑이라는 것일까?

아주 낯설지 않는 느낌 가슴속 갚은 곳에 숨겨두었던

채린의 여린 성품이 데나로의 따뜻한 눈길과 손길에서 죽어있던 세포가 마치 되살아난 듯 마음을 열었다.

죽어가던 영혼의 숨길을 터게 했다.

데나로가 채린의 어깨를 포옹했다

헨시 여사는 채린의 상처받은 영혼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여자였다.

데나로는 그 선을 넘을 수가 없어 끓어오르는 남성의 욕구를 자제해야만 했다.

채린이 데나로의 마음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

두 손으로 데나로의 얼굴을 감싸 안으며

비단결처럼 보드라운 혀를 데나로의 입속으로 살며시 밀어 넣었다.

데나로가 채린의 혀가 자기의 입속으로 스며들자, 젤라또(아이스크림)를 핥듯

부드러우면서도 감미롭게 채린의 혀를 흡혈귀처럼 빨아드렸다.

서로의 혀에서 분출되는 타액이 입안에서 넘쳐흐르며

온 몸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라 숨이 가빠지기 시작하자,

주체할 수 없는 성적 흥분으로 온몸의 피가 거꾸로 도는 것같이 아찔한 현기증이 감돌았다.

잔디에 누워있는 채린은 절망의 낭떠러지로 떨어질지라도 이대로 그 길로 치닫고 싶었다.

데나로의 묵직하게 달아오른 음경이 채린의 허벅지를 금방이라도 뚫고 들어오듯 지긋한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그다지 싫지 않았다.

기대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데나로는 자신의 욕구를 자제하며 채린의 가녀린 어깨를 살며시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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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이 일방적으로 쏟아놓는 말을 두서없이 듣기만 하던

싱릭크 장군은 풀이 죽은 채 사무실을 나왔다.

그날 저녁 필리핀의 유명한 일간지 필리핀 스타지와 마닐라 블러틴과

교민일보 등에 윤희의 사진이 찍힌 기사가 전면을 장식했다.

한국인 연기지망생이 필리핀 어학연수를 왔다가 납치직전에

용감한 SAF 경찰특공대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생명을 건졌다.

이 여자는 생명에는 지장은 없으나 심한 총상으로 수 개월간 물리적 치료와

정신적 치료를 병행해야 하며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인하여 빠른 시일 내에

한국으로의 귀환이 불가피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실린 기사가 신문 전체를 도배했다.

채린은 후송병원의 병원장과 주치의를 별도로 만나 군용기를 이용하는 방법 등을

소상하게 알아낸 후 정보과장과의 발 빠른 물밑 작업을 맞춰두었다.

한국 외교부와 필리핀 총영사관에도 한국인 납치 피해자에 대한 조속한 귀환조치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필리핀 정부에 전달하는 민첩한 조치들을 조용하게 돈의 힘으로 해결해 나갔다.

그러나 이를 알 리 없는 필리핀 정부는 외국의 관광객들에게

이 기사로 인하여 막대한 피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되었다.

며칠이 지나 에디토 총리는 한국 외교부에 공식적인 사과문을 보내게 했고,

필리핀 교민일보와 일간지를 통하여 필리핀 정부는 범죄인들로부터

외국인과 내국인들의 보호를 위한 치안 유지를 철저하게 해 나가기 위한

SAF 경찰특공대의 수를 늘려 나갈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채린은 성릭크를 만난 다음날 클라크 미 공군기지의 데이비드 할렘 사령관을 만났다.

할렘의 부인 데이비드 에드린 여사는 필리핀 내추럴 푸드 컴퍼니의 대표였으며

주말이면 채린과 골프를 즐기는 막역한 친구이자 사업파트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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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와 채린의 슬픈 운명의 사랑을 아는 사람은 오직 택이 뿐이었다.

훈이 감옥에 갇히던 날 채린을 떠나보낼 때에도 택이는 채린을 위해 슬퍼했고

채린이 박부장의 곁을 떠날 때에도 택이는 채린을 향해 진심으로 행복을 빌어주었다.

자기의 두목이었던 훈이를 잊는 것만이

채린을 진심으로 위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택이었다.

 

택이의 변신

그날 저녁 맥심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조출한 식사자리가 마련되었다.

택이는 감색 스트라이프 셔츠에 연한 하늘색 바지를 입고 식당에 나타났다.

채린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지혜와 명희, 윤희는 공항에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식탁에 앉은 택이를 주시하며, 그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궁금증이 더해갔다.

오늘 삼촌 입맛에 맛을 것 같아 알리망고(진흙 게)라는 게와

라푸라푸(다금 바리 비슷한 생선) 생선을 준비시켰어요.”

마닐라의 밤의 여왕, 어느 누구에게도 자존심을 굽혀 본적이 없는 도도한 여인,

무수한 사내들의 유혹에도 눈길 한 번 주는 일 없었던 냉혹한 여인,

그런 채린이 이렇게 자존심을 버리고 사내에게 친절히 대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채린이 보기 드물게 많은 말을 쏟아 놓았지만 택이는 갑갑하게 보일 정도로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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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택이는 위로의 말보다는 훈이를 대신하여 최선을 다해 채린의 곁에서 그녀를 도왔다.

식사가 끝나고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분위기 메이커인 윤희가 선곡으로 멋지게 노래를 부른 후, 택이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채린이 빙긋이 웃어 보이며 노래를 권했다.

윤희가 택이의 선곡을 틀어 주자 반주가 흐르기 시작했다.

1960년도와 70년도 최대의 히트작이었던 남진의 가슴 아프게였다.

택이는 반주가 흘러나오자 애드리브를 섞어가며 1절은 한국어로 2절은 일본어로 노래를 불렀다.

한국 속담에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고 무뚝뚝하게 보이는 외모에서

어쩌면 저렇게 노래를 슬프게 부를 수 있는지

택이를 평범한 남자로 보았던 자신들의 생각을 미안해했다.

채린이 택이와 그리고 자기가 사랑했던 남자와 얽힌 스토리를 얘기하자,

여자들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했다.

채린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멋들어지게 노래를 부르고 나자 여자들은

채린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온갖 애교를 섞어가며 노래와 춤을 추었다.

택이가 필리핀에 도착한지 서너 달이 지났을 무렵부터

한국에서 여러 명의 사업가들이 팀을 짜서 택이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택이는 채린의 카지노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롤링이란 카지노에서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돈으로 바꾸는 칩이 롤링 칩이며

이때 카지노측은 본인이 칩을 바꾸든 에이전시가 바꾸든 간에 돈을 칩으로 바꾸는 금액에서

1%의 마진을 적립시켜주며 게임을 하다가 손님들이 돈을 딸 경우에 카지노에서 지불하는 칩이 캐시 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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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을 알선하는 사람들은 현지 카지노 시장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로서

대부분 카지노에서 많은 돈을 탕진한 사람들이 여력이 없어지자,

카지노 부근을 배회하며 온갖 감언이설로 지인과 가족 친지 누구든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유혹의 손길을 뻗어 카지노 부근으로 호객하는 사람들이다.

마카오와 필리핀 카지노를 둘러싸고 있는

롤링업계에서 채린과 택이의 신용도는 트뤼플 이상이었다.

거기에다 에디토 같은 정치적인 실세가 그들을 뒷받침하는 한 채린과 택이의

카지노 롤링사업은 순풍에 돛단배와 같이 사세를 뻗쳐 나가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택이는 자기가 불러들인 손님들이 필리핀에 머무는 동안 골프에서부터

안마, 여자, 차량과 경호원들의 배치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계획 하에 롤링 손님들을 관리하였다.

가끔씩 운수나 요행을 바라는 손님들이 카지노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잃고서도

혹시나 하는 요행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무리하게 게임을 하다가 단돈 1원도 없이 빈털터리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채린보다 몇 년 앞서 필리핀에 들어와 교민들을 등에 업고

기반을 잡은 이라파의 행동대장 성일은

성깔이 사나운 똘마니들을 몇 명 데리고 택이를 만나려고 호텔로 찾아왔다.

성일은 거드름을 잔뜩 피우며 빈정거리는 말투로 손짓을 섞어가며

폭력 세계의 선배인 택이에게 들이대듯이 비아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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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따! 형님 오랜만이여한국에서 돈께나 챙기셨다면서

그 돈 엇따 다 쓰실 라고 여기까지 오셨소 잉~ 은행(교민들을 상대로 한 이권사업)

통째로 삼켜 보실라고 여기까지 오신게요? 워메, 워쩌면 좋소잉~

은행은 나가 다 장악하고 있는디~ 형님이 쬐끔 늦어 구만요잉~

오신 김에 떡 감들이 많이 있응게 떡(섹스)이나 많이 치고 가시요잉~ 앗따,

제가 크게 쓰지요잉~ 형님 떡값은 제가 지불하켓승께.”

성일은 한껏 거드름을 피우며 거만한 태도로 택이를 향해 기득권을 챙겨보려는 듯이 거칠게 놀았다.

폭력세계에서는 때로는 말로 써도 사람을 깎아내리며 후려치는 법이라,

후배 빨에 속하는 녀석이 거친 말을 써가며 인사를 건네자,

택이가 성격상 반격을 하지 않고 넘어갈 리가 없었다.

이쯤 되면 후배 빨에 속하는 성일이 폭력세계의 선배 빨에

속하는 택이에게 도전장을 내밀은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래! 내가 돈 좀 벌였지. 그런데 너 성일이, 많이 컸네! 니가 똘만이 시절을 잃어버린 것 같구나!


사람이 타지에서 오래 살다보면 고향도 부모도 형제도 다 잊고 산다지만

그래도 깡패는 서열을 잊고 사는 게 아니야! 니도 감방에서 성경 많이 읽었잖아! !

성경에 이런 말이 있째 굴러온 돌이 모난 돌을 빼뿌린다는 말을 니는 안 읽어 봤나?

환경이 바뀌면 사람의 심성도 바뀐다지만 니는 심성이 더럽 게 바꼈네. 조케 말할 때! 돌아가거라 엉~.”

테이블 주위에 앉아있던 험상 굳게 생긴 십여 명의 사내들이 빠른 몸놀림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성일과 똘만이들이 앉아있는 테이블 쪽으로 순식간에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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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과 똘만들은 사내들이 입고 있는 양복의 왼쪽 상단에

꽂혀 있는 배지를 보는 순간 얼굴색이 창백하게 변해 버렸다.

사내들은 거친 동작으로 성일과 똘만이들의 허리춤에 손을 집어넣어

그들이 차고 있던 소형 권총을 빼앗아 자기들의

양복주머니에 집어넣고 수갑을 채운 후 호텔 밖으로 끌고 나갔다.

택이는 사내들의 손에 끌려 나가는 성일과

똘만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의미 모를 냉소를 지어 보였다.

호텔 밖으로 성일과 똘만이들을 끌고 나간 사내들은 거친 동작으로

호텔 입구에 대기 중이던 군용 차량에 그들을 태우기 시작했다.

이 쌔끼들아! 죽기 싫으면 빨리 타!”

한 사내가 큼직한 권총을 꺼내들고 성일과 똘만이들의

머리에 총구를 쿡쿡 쑤셔대며 금방이라도 죽여 버릴 것 같이 위협했다.

새파랗게 주눅이 들은 성일과 똘만이들은 앞 다투어 차에 올라탔다.

그 중 인솔자로 보이는 한 군인이 자리에 일어나,

거친 손놀림으로 성일과 똘만이들의 눈에 검정색 안대를 씌웠다.

성일은 시야가 가려져 어느 곳으로 자신들이 끌려가는지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지레짐작으로 호텔에서부터 서너 시간은 더 달려왔다는 느낌이 들었을 무렵

차가 멈추어 서자 군인들은 성일의 몸에 좌우로 달라붙었다.

이미 때는 늦었다.

채린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왜 깨닫지 못했을까하는 후회와 자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얼마 전 갓 태어난 아이의 재롱떠는 모습이 클로즈업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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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잠시 후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서 오는 두려움이 성일의 뇌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성일의 생각이 맞았다.

잠시 후 일행들을 태운 배가 떠난 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릿한 바다 냄새가 성일의 코끝을 스쳤고 이따금 갈매기 소리도 들려왔다.

파도가 뱃머리를 칠 때마다 성일의 몸은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성일 사건이 일어난, 며칠 뒤 맥심호텔 카지노 VIP룸에서는 택이의 소개로

한국에서 찾아온 두세 명의 롤링 손님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골프장에서 있었던 얘기들을 호들갑스럽게 나누며

게임을 같이 할 손님들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지혜는 부드럽고 민첩한 눈초리로 사내들이 딜러로부터 카드를 받은 후

배팅을 시도하는 동작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은밀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여러 차례 판이 무르익었을 무렵 지혜가 앞에 앉은 명희와 윤희에게

얼굴 캉(얼굴 표정으로 사인을 보내는 것)을 보내자 명희와 지혜도 알았다는 캉을 보냈다.

조금 전 지혜가 명희와 윤희에게 보낸 캉은 상대방들이 허슬러(hustler 속임수를 써는 도박꾼)

그리프터 (grifter 사기꾼)가 아니니 맘 놓고 게임을 하라는 사인이었다.

지혜와 명희, 윤희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카지노 게임의 전설로 이름이 나있는

대모 앙드레 핀세이 여사로부터 몬테카를로 스프링 클럽에서 수 개월간 카지노 판에서

벌어지는 수십 가지의 카드기술을 하루에도 여러 시간에 걸쳐 교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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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채린이 얻어 준 대저택에 앙드레 여사와

그의 친구 헨시 여사를 모셔가며 카드 기술을 전수받고 있기 때문에

카드 판이 몇 차례 돌아가다 보면 상대방이 쥐고 있는

카드 패 정도는 보지 않고도 알아차릴 수 있는 눈치가 빠른 여자들이었다.

게임이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여러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사내들의 앞에 쌓여져 있던 칩의 높이가 봄눈 녹듯 줄어들기 시작했다.

몇 차례인가 사내들은 호스트를 통해 크레딧 용지에 사인을 한 후

칩을 되받아 게임에 몰두했으나 명희와 윤희, 지혜의 부드러우면서 정교한 배팅과

레이스에 밀려 사내들의 칩들이 그녀들에게 넘어가기 시작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 사내들의 크레딧 라인(credit line 고객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

초과하여 돈을 차용하자 택이가 게임을 중단시켰다.

사내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게임을 조금만 더 하면, 잃어버린 돈을 얼마만큼은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쉬운 표정으로 택이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지혜와 명희, 윤희는 사내들에게 가벼운 인사를 끝내고 룸을 빠져나갔다.

그중 한 사내가 동료들의 얼굴을 쳐다보며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을 섞어가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녀들이 카드를 치는 폼이 세련되었다고 말하면서

아쉬운 여운을 남기자 택이가 불끈 화를 내며 사내의 얘기를 뭐라고 맞받아쳤다.

조금 전 사내의 말속에는 그녀들이 카드를 전문적으로 치는 프로 갬블러 같다는 투의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택이가 사내가 내뱉은 말을 조리 있게 지적하며 나무랐다.

택이는 돈을 잃은 갬블러들에게 패한 이유에 대해서 한 가지 한 가지를 모션으로 차근차근히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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